'고문 악명' 남영동 대공분실, '인권' 이름으로 새 출발
군사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가들을 가두고 고문했던 장소로 악명 높았던 옛 ‘남영동 대공분실’이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재탄생한다.
행정안전부는 26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경찰청 인권센터에서 ‘민주인권기념관으로 다시 태어납니다’란 주제로 옛 남영동 대공분실 이관식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. 이관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, 김부겸 행안부 장관, 민갑룡 경찰청장 등 정부 인사들과 고문피해자와 유가족 등 150여명의 민주인권기념관 건립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.
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남영동 대공분실은 세운상가 등 유명 현대 건축물을 설계한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으로 1976년 10월 ‘치안본부 대공분실’로 지어진 뒤 1985년 고 김근태 전 의원 고문사건으로 국외 언론과 인권단체에 그 실체가 알려졌다.
이 건물은 비밀 수사와 고문에 최적화된 장소라는 평가를 받는다. 내부 중앙에는 1층에서 5층까지 연결된 달팽이관 모양의 철계단이 있는데, 민주화운동가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억울하게 붙잡혀 눈이 가려진 채 이 계단을 돌아 올라가는 동안 방향감각을 잃고 공포감이 극대화된다고 알려져 있다.
특히 이곳은 1987년 학생 신분으로 민주화 운동을 하던 박종철 열사를 경찰이 가두고 물고문 한 장소로도 유명하다. 박 열사가 고문을 받은 5층 509호 조사실은 약 4평 규모에 책상, 침대, 욕조, 변기가 있고 너비가 20㎝밖에 되지 않는 창이 있다. 박 열사는 이곳에서 경찰 고문으로 숨졌고, 이 사건은 그해 6·10 민주항쟁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다.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<1987> 등을 통해 당시 사건이 회자되기도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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