늦은 나이에 한글을 배우신 할머니
꾸밀줄 몰라 너무 솔직하게 써내려간 글들을 보니 더 마음이 아프다.
어릴적 농사일이 없는 비오는 날 같은 경우엔 한결같이 몽당연필로 한글 쓰기 연습을 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이
너무나 선명하게 떠오른다.
거의 일상의 일 같이 우리에겐 익숙했던 아버지의 모습이었다.
물론 어머니도 마찬가지다.
달력에 적어놓은 글들은 초등학생만도 못한 애처로운 모양이다.
그때는 다 그랬다. 아니 일부는 아니었겠지만 전쟁통에 피난온 부모님세대에서는 한글이라는 것은 그냥
쓰기보다는 의사소통만으로도 만족해야했던 가까이하기 힘든 언어였다.
늦게나마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수있는 한글을 깨우치신 것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.
하지만 내 부모님에게는 우선순위에서 많이 밀리는 마음만 있을 뿐인 도구일 것이다.